VRE 환자가 다인실 격리? CRE, CPE와 어떻게 다른 걸까?

2025. 4. 21. 01:24본업 모멘트

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항생제 내성균인 VRE, CRE, CPE 환자를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. 최근 한 VRE 환자분이 “다인실 격리”라는 말에 당황하시며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일이 제게도 직접 있었는데요. 왜 VRE는 다인실에 격리되는 걸까요? CRE나 CPE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, 병원에서 어떻게 관리되는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. 
출처: 서울 아산병원

 

VRE/CPE/CRE가 뭔가요?

먼저, 이 세 가지 내성균이 무엇인지 간단히 정리해볼게요.

1. VRE (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)

  • 무엇인가?: 장알균이라는 균이 반코마이신(강력한 항생제)에 내성을 가진 경우예요. 주로 장이나 비뇨생식기에 살지만, 면역력이 약한 환자(노인, 중환자)에게 요로감염, 상처 감염, 심하면 균혈증을 일으킵니다.
  • 위험 수준: 치사율은 기저질환에 따라 최대 67%까지 높아질 수 있지만, 다른 내성균에 비하면 전파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요. 병원 내 접촉(대변, 소변, 오염된 기구)을 통해 퍼집니다.
  • 법적 등급: 국내에서 4급 감염병(표본감시 대상).

2. CRE (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)

  • 무엇인가?: 대장균이나 클렙시엘라균 같은 장내세균이 카바페넴계 항생제(예: 메로페넴)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. 요로감염, 폐렴, 패혈증을 유발하며, 중환자실 환자에게 특히 위험합니다.
  • 위험 수준: 치사율이 40~50%로 높고, 인공호흡기나 도뇨관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잘 퍼져요. 병원 내 전파 위험이 높습니다.
  • 법적 등급: 2급 감염병(전수감시 대상).

3. CPE (카바페넴 분해효소 생성 장내세균)

  • 무엇인가?: CRE 중에서도 카바페넴 분해효소(예: KPC, NDM-1)를 만들어 항생제를 무력화하는 더 강력한 균. 다른 균에 내성을 전파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해요.
  • 위험 수준: 치료 옵션이 거의 없고, 병원 내 유행 가능성이 높아 치사율이 CRE보다 더 높을 수 있습니다.
  • 법적 등급: CRE와 같은 2급 감염병이지만, CPE는 별도로 신고해야 해요.

 


왜 VRE는 다인실 격리?

병원에서 VRE 환자를 다인실에 격리한다고 하면, 환자나 보호자분들이 “다른 사람과 같이 있어도 괜찮나요?”라며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. VRE의 다인실 격리와 CRE, CPE의 격리 방식을 비교하며 그 이유를 알아볼게요.

VRE: 다인실 격리가 흔한 이유

  • 다인실 격리란?: VRE는 주로 접촉(대변, 소변, 오염된 표면)을 통해 전파되지만, 공기 전파는 없어요. 그래서 같은 VRE를 가진 환자들끼리 한 병실(다인실)에 모아 관리하는 코호트 격리를 자주 사용합니다. 이를 통해 추가 감염 위험을 줄이고, 병원의 1인실 부족 문제를 해결해요.
  • 어떻게 관리하나요?: 의료진은 장갑, 가운 같은 개인보호구(PPE)를 착용하고, 손 위생과 소독을 철저히 합니다. 예를 들어, VRE 보균자 세 명이 같은 다인실에 있어도, 이미 같은 균을 가지고 있으니 전파 위험이 낮아요.
  • 격리 해제: 대변이나 직장 도말 검사에서 3번 연속(보통 1주일 간격) VRE가 안 나오면 격리가 해제됩니다.
  • 비용: VRE는 법정 감염병(4급)이라 격리 병실 비용이 면제될 수 있어요. 다인실이라도 추가 비용 걱정 없답니다!

CRE/CPE: 주로 1인실 격리

  • 1인실이 기본인 이유?: CRE, 특히 CPE는 전파력과 치사율이 높아 1인실 격리가 원칙이에요. CPE는 다른 균에 내성을 전파할 수 있어 병원 내 유행을 막기 위해 엄격히 관리합니다.
  • 다인실 가능성: 병원에 1인실이 부족하거나 CRE/CPE 환자가 많을 경우, 같은 CRE/CPE 보균자끼리 다인실에 코호트 격리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CPE는 전파 위험이 높아 다인실은 매우 드물어요.
  • 관리 방식: 전용 의료기기(예: 혈액투석기)를 사용하고, 의료진은 PPE 착용 후 철저한 소독을 합니다. 격리 해제도 VRE와 비슷하지만, CPE는 내성이 강해 더 오래 걸릴 수 있어요(3주~1.5개월).
  • 비용: CRE/CPE도 2급 감염병이라 격리 비용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.

핵심 차이:

  • VRE는 전파 위험이 낮아 다인실 코호트 격리가 흔하지만, CRE/CPE는 더 위험해 1인실이 기본이에요.
  • CPE는 특히 전파력이 강해 다인실 격리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.
  • VRE, CRE 모두 법정 감염병이라 비용 부담이 적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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